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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여행]마루노우치와 시오도메를 거닐며

<마루노우치>

마루노우치는 이번 여행에서 처음 가 본 지역이었다. 마루노우치역을 나서자마자 엄청 정돈된 빌딩 스트릿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바로 앞에 딜로이트를 비롯한 외국계 금융사들의 간판이 보였고 1층에는 명품 매장들이 있었다. 후에 찾아보니 여기가 일본 재벌기업의 사무실과 금융기관들이 몰려있는 일본의 월스트리트 같은 곳이라고 한다. 일본 경제에서 핵심적인 기업들의 본사가 다 이곳에 있다고 하는데 실제 느끼기에도 무언가 '돈'의 기운이 강력하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마루노우치 역을 나와서 보이는 도로풍경

매번 관광 스폿만 찾아다녀서 그런지 마루노우치를 처음 온 나는 도쿄의 다른 지역을 갔을 때와는 또 다른 거대함을 느꼈다. 일본의 경제대국으로서의 면모가 체감되었다. 원래 오래된 빌딩들이 위치해 있었다고 하나 재개발로 인해 최첨단의 고층빌딩이 들어선 상권을 겸비한 복합 도시로 탄생한 곳이라고 한다. 마루노우치 빌딩은 오모테산도 힐스와 롯폰기 힐스와 함께 도쿄의 대표 복합공간으로 꼽히는 곳이다. 

마루노우치 

마루노우치에서 거닐다 긴자 쪽으로 슬슬 걸어갔다. 생각보다 긴자가 가까웠다. 명동과 종로가 붙어있는 것처럼 도쿄역과 긴자 마루노우치도 다 연결되어 있었다. 후에 한국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갔는데 MBC가 있는 메인 거리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느낌이 마루노우치와 비슷했다. 그렇게 휑하던 수색지역이 이렇게 변하다니 새삼스러웠다. 현재는 명품 매장도 없고 DMC는 오피스만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과도 거리가 멀지만, 공간의 느낌이 마루노우치 지역을 모델로 삼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DMC라는 곳이 아직 개발의 중간에 있으며 서울시에서 개발 플랜으로 공식 발표한 부도심임을 감안할 때, 어딘가 선례의 모델이 될 만한 지역이 있었을 것이라 감안하면 영 가능성이 희박한 이야기도 아닐 것이다. 

마루노우치의 귀여운 잡화점

 

 

<파나소닉 시오도메 미술관>

이번 여행에서 처음 가 본 미술관이 하나 더 있었는데 파나소닉에서 운영하는 '파나소닉 시오도메 미술관'이었다. 시오도메 역시 긴자와 붙어 있는 곳이었는데, 시오도메 역시 1995년도에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로 2006년까지 10여 년간의 공사를 했다고 한다. 긴 공사 끝에 도쿄에서 가장 현대적인 지역의 하나로 2007년 완성된 도시이며 니혼 TV와 파나소닉 본사가 위치해 있었다. 파나소닉 시오도메 미술관은 파나소닉 빌딩 안에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건축유리 외관을 바라보며 미술관으로 올라가다 보니 비슷하게 유리 외관 안으로 '지옥의 문'이 보이던 예전의 삼성 로댕미술관이 떠오르기도 했다. 

긴자쪽에서 긴 육교를 건너 넘어 파나소닉 시오도메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

사진을 아무리 뒤져 보아도 파나소닉 빌딩이나 미술관의 사진이 아예 보이질 않는다. 파나소닉 미술관에서는 구스타브 모로의 전시를 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클림트나 빈 모더니즘 전시보다 이 전시가 가장 하이라이트였던 것 같다. 파리에 갔을 때 구스타브 모로 미술관이자 자택에 가보려다가 못 갔었던 아쉬움 때문에 더 이 전시를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전시는 파리 구스타브 모로 미술관에서 가져온 그림들이 있었고, 종교적 내용, 살로메 습작과 같은 다양한 드로잉과 습작, 자료로 채워져 있었다. 내가 갔을 때 어르신 관람객들이 많았다. 도쿄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이 전시 관람을 진지하게 하고 계신 모습이 보기 좋다. 나도 같이 열심히 감상했다. 미술관도 빌딩 내부에 있지만 한 층을 다 사용하고 있어 기획전시를 관람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구스타브 모로는 1800년대에 활동한, 상징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화가이다. 역사와 신화, 종교적 주제에 탐닉하며 그렸다고 하는데, 실제 관람을 하며 느낀 것은 주제도 주제지만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더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시 공간에 습작과 드로잉이 많아서 그런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다.

 

 

 

<도쿄에서 먹은 것>

이번 여행은 맛집을 찾아간다던가 하는 계획이 없었고 그냥 식사시간에 눈에 띄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덮밥집, 라멘집, 카페를 갔다. 딱 한 군데 일부러 간 곳이 있는데 '이치란'이다. 시부야의 이치란 라멘을 도쿄에 갈 때마다 가기 때문에 이번에도 습관처럼 찾아갔다. 칸막이 형태라 정말 혼밥을 하기에는 제일 좋기도 하고, 반숙 계란과 중독성 있는 국물이 너무나 맛있는 곳이다. 

시부야 스크램블

이치란 라멘을 먹고 시부야역 앞의 교차로에 서면 너무나 복잡함에 아찔하면서도 '아! 도쿄구나.'라는 감탄이 나오기도 한다. 이번 도쿄 여행에서 마루노우치와 시오도메같은 지역을 처음 가보며 이제 도쿄에 다시 오면 신주쿠와 시부야, 다이칸야마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역을 더 가보자는 다짐을 했었는데 코로나로 언제 즈음이나 다시 가게 될지 모르겠다. 오히려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세상이 되니 여행의 기억들이 하나하나 더 소중하게도 느껴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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