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미술관>
도쿄에서 3박 4일간 4군데 미술관을 갔다. 2019년 6월에 도쿄에서 열리는 전시 중에 메인 전시라고 볼 수 있는 전시는 우에노 공원에 위치한 '도쿄도 미술관'에서 열렸던 클림트 전시였다. 그 외에 발길 닫는 대로 국립 신미술관, 미쓰비시 뮤지엄, 도쿄도 미술관, 파나소닉 미술관을 방문했는데 미쓰비시 미술관에서는 라파엘전파 그림을 전시 중이었으나 그 전시는 보지 않았다.
도쿄 갈 때에는 도쿄 시내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를 미술관의 각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대략적으로 확인하고, 메이저급 전시가 있을 경우는 꼭 방문하려 하는 편이다. 열정적으로 하루에 몰아서 전시를 보는 여행자들도 있던데 나는 하루에 한 군데만 방문해서 관람해도 체력이 방전되어버려서 두 군데 정도가 최대치였다.
<도쿄 주요 미술관 체크>
1. 국립 신미술관
2. 마루노우치의 미쓰비시 이치 고칸 미술관
3. 모리타워의 모리미술관
4. 우에노 도쿄도 미술관
5. 우에노 국립 서양 미술관
6. 파나소닉 시오도메 미술관
7. 하라 뮤지엄
8. 하라주쿠 우키요에 미술관
9. 메구로 정원 미술관
10. 시부야 분카무라 더 뮤지엄
이 중에 우키요에 미술관과 메구로 정원 미술관은 가보고 싶었지만 매번 짧은 일정으로 다녀오다 보니 아직 가보지 못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가지 않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곳은 아기자기하고 미술관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좋은 하라미술관이다. 처음 도쿄를 찾았을 때는 작은 갤러리나 시부야의 담배 박물관까지 온갖 곳들을 돌아다녔는데 몇 번 가보며 익숙해지니 짧은 여행 일정에서는 위의 미술관 중에 골라서 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에노 도쿄도 미술관, 국립신미술관 클림트, 빈모더니즘 >
오늘처럼 덥고 습한 날이었다. 우에노 공원 안에는 미술관이 몇 개가 있는데, 입구 쪽의 국립 서양 미술관은 르 꼬르뷔지에가 건축한 미술관의 내부를 모네의 수련 그림과 감상하는 느낌이 매우 좋은 곳이다. 이번엔 클림트 전이 도쿄도미술관에서 열려서 국립 서양 미술관보다 조금 더 안쪽으로 많이 걸어 들어갔다. 우에노 공원에는 동물원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지도에 표시된 우에노 공원의 크기만 보아도 상당히 큰 규모인 것 같다. 매번 우에노는 미술관만 보아서 공원 안쪽으로는 가보지 못했는데 많은 도쿄 시민들이 나들이로 찾아오고 있었다.
국립신미술관은 록폰기 근처의 노기자카역에 위치해있다. 나는 록폰기역에서 걸어서 갔다. 도쿄도 미술관과 국립신미술관이 모두 클림트그림을 전시하고 있었다. 클림트와 에곤쉴레를 비롯한 오스트리아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오스트리아와 일본의 외교 수립이 150주년이라 기념적으로 큰 미술관들에서 대대적인 전시를 열었나보다.
국립신미술관의 구스타브 클림트 전시를 보며 눈호강을 한다. 클림트의 그림은 역시나 매우 아름답고 고혹적이었다. 클림트의 그림을 실제로 보기 전에 장식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실제로 원화를 보게 된다면 누구나 그런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도 마티스나 피카소의 대충 그린 그림도 따라 하기 힘든 것처럼, 클림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장인정신으로 아무리 촘촘하게 그릴 수 있는 사람도 클림트 그림의 몽환적인 느낌을 따라 하기 어려울 것 같다.
<분카무라 뮤지엄>
분카무라 미술관은 시부야 도큐백화점 지하에 위치한 곳이다. 여기 지하에는 조금 독특한 구조로 백화점과 연결된 문화센터 같은 공간이 있다. 매번 여기 갈 때마다 길을 헤매는데 그래도 일단 들어가면 고상한 느낌이 좋은 곳이다. 분카무라 미술관은 늘 갈 때마다 한결같은 느낌의 전시를 하고 있다. 이 날은 인상파 작품들을 모아놓은 전시였다. 항상 이 미술관은 관람층도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이 많으신데 아마도 여기 도큐백화점 자체가 시부야의 다른 백화점에 비해 연령대가 있는 고객이 타깃인 것 같다. 다른 대형 미술관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알차게 이런 작품들을 전시한다는 것이 놀랍다.
서점과 카페도 있는데 이렇게 번잡한 시부야 거리를 걷다가 이곳에 오면 한가로움이 느껴진다. 여기 말고도 공연장과 작은 갤러리들도 있는데 공연은 나처럼 일본어를 하지 못하면 즐기기 어렵기에 아쉬움이 있다. 언젠가 가부키 공연은 꼭 한번 보고 싶다.
<미쓰비시 이치고칸 미술관>
마루노우치 지역에 위치한 미쓰비시 미술관에서는 라파엘전파 그림이 전시 중이었다. 고풍스러운 건물을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고 마루노우치의 빌딩 숲에서 이쪽 라인은 아기자기하고 고급스러운 곳이었다. 하지만 여기 도착했을 때 내가 잠시 정신을 잃었는지 길을 조금 헤매어서 진이 빠져버린 상태였다. 전시를 보고 싶었지만 라파엘전파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망설였는지도 모르겠다. 왜 그런지 평소 라파엘전파는 미술사에까지 들어갈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실제 보기 힘든 그림들이니 당연히 관람하면 공부도 되고 좋았겠지만 피곤했는지 이런저런 합리화를 하며 라파엘전파 대신에 스파게티 먹는 것을 택했다. 순간적으로 예술 대신에 밥을 택한 내가 약간 부끄럽기도 했지만 혼자 온 여행이니 뭐 마음대로 다니는 것 아니겠는가.
한가로이 오후를 즐기는 미쓰비시 이치 고칸 미술관 앞에 잠시 앉아있다가 긴자로 슬슬 걸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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