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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 귀여운, 가오슝 레전드 호텔 류허

2017년의 가오슝 여행의 기억을 정리해본다. 급하게 떠났던 여행이라 호텔을 많이 알아보지 못하고 한국인들이 많이 가고 트립어드바이저 평가도 괜찮은 저렴한 호텔을 선택했다. 금액은 조식 포함 1박당 4만~5만 원 정도로 기억한다. 비행기 티켓과 호텔을 임박하여 예약했지만 대만의 가오슝은 한번 가보고 싶었던 도시였다. 먼저 가오슝에 다녀온 지인은 소도시 느낌의 아기자기한 가오슝의 매력에 푹 빠져 한번 다녀올 것을 권했고, 마침 당시에 가오슝의 비행기 티켓도 저렴했던 것 같다. 호텔 가격을 살펴보아도 대체적으로 타이베이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확연히 보였다. 

 

레전드 호텔은 가오슝에만 몇 곳이 있었다. 내가 갔던 리우허 지점은 공항에서 들어가기 쉬웠고, 야시장이 가까워서 저녁에 부담 없이 구경을 다녀올 수 있는 위치였다. 다만 공항에서 호텔을 찾아갈 때 호텔로 갈 수 있는 지하철역이 두 군데가 있는데 내가 내렸던 미려도 역은 생각보다 트렁크를 끌고 가기에 힘든 위치였다. 게다가 류허야시장을 지나쳐서 가야 했는데, 트렁크를 끌고 야시장 좌판을 열고 있는 분주한 타이밍이었다. 그냥 공항에서 택시를 탈 걸 하는 마음이 들었다. 돌아갈 때는 공항까지 택시를 이용했다.

 

MRT city council station역이 호텔과 가까운 역이다. 

호텔은 살짝 메인도로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는 위치에 있었으나 으슥한 느낌은 아니다. 그냥 명동의 어느 한산한 뒷골목 느낌이 들었다. 

작고 아담한 호텔이었고 로비도 작았지만 잠깐씩 앉아서 쉴 공간이 있고 귀여운 유스호스텔 느낌도 나는 호텔이었다. 객실마다 아기자기하게 귀여운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 이 호텔의 포인트였는데, 실상 이런 그림이 그려져 있으면 객실이나 호텔 분위기가 자칫 조잡해질 수도 있는데 그런 위험을 잘 조절해서 귀여운 느낌을 가진 곳으로 만든 것 같다. 침대에 누워 그림을 보고 있으면 무언가 동심의 마음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바깥 풍경이라 할 만한 특별한 뷰는 없었지만, 방의 내부가 깔끔하고 환한 느낌이었다. 가구도 깨끗했고 잘 관리가 되고 있었다. 

매일 기본으로 제공되는 커피 뿐만 아니라 컵라면과 음료수가 준비되어 있어서 출출할 때 너무나 잘 먹었다. 

세련된 호텔은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다 구비되어 있어서 불편함이 없이 지낼 수 있었다. 나는 5일 정도를 있었는데 지하철이 조금만 더 가까웠으면 하는 바람과, 아주 메인상권은 아니라는 점이 관광객으로서는 조금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이틀 차에 이 호텔에서 같은 골목에 위치한 발마사지 집을 발견하여 매일 갔는데, 그 발마사지 집이 너무 시원하고 좋아서 마사지를 받기 위해 이 호텔도 또 올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조식당은 지하층에 있었다. 대만음식은 워낙 맛있기로 유명하지 않은가. 작은 호텔이지만 조식도 충분히 맛있고 밥과 볶음류에서 빵과 디저트까지 그 정도면 부족함이 없다고 느꼈다. 

혼자서 자기에 충분히 넓었던 크기의 침대에서 편하게 잘 잤다. 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데 객실을 한번 바꾸었다. 그런데 바꾼 객실의 화장실이 창문이 있어 밖이 보이는, 나름의 뷰가 있는 욕실이라서 조금 신이 났었던 것 같다. 

레전드 호텔의 귀여운 네임카드

매일 관광을 하다가 호텔로 돌아올때는 대만 밀크티를 사 가지고 들어왔다. 12월이었지만 가오슝은 한국의 여름 같은 날씨였다. 시원한 밀크티를 사 가지고 호텔에 돌아와 쉬면서 맛있게 즐기던 기억이 남아있다. 가오슝은 도시 자체가 한가롭고 차분한 느낌이었다. 겨울의 대만 여행도 참 괜찮은 선택이었구나 생각하며 다음엔 가오슝에서 어느 호텔에 숙박해볼까 뒤적였었는데, 벌써 몇 년이 지났다. 

 

가오슝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는 보얼 예술특구인데 아마 시에서 이 가오슝이라는 도시 자체를 예술도시로 특화시킨 것 같다. 그래서 이 레전드 호텔도 그런 문화 조성의 일환으로 예술도시에 어울리게 리모델링된 것이지 아닐까 예상된다. 확실히 물가도 저렴하고 타이베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매일 타이트하게 일정을 짜서 다니는 것을 즐기는 여행자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도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가로이 거닐며 다닌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는 여행지였는데 다시 한번 갈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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